거래비용의 구조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7월 18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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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시장경제] 기업은 효율적인 의사결정기구

자원배분 메커니즘으로서 시장 이외에 기업이라는 조직이 왜 존재하는 것일까? 이 물음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서 그 답을 잘 알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한 기업의 본질에 관한 것이다.

기업의 본질에 대해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면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뒤집어 생각해 보는 것도 한 방편일 것이다.

만일 기업이라는 생산 조직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생산요소 소유자들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서로 연락해 한 곳에 모이고 여기서 얼마만큼의 생산 요소를 어느 정도 가격에 공급할 것인가에 관한 합의점을 도출,계약을 체결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한 후 추가적인 수요가 발생하면 또다시 이들이 모여 새로운 계약 조건에 대해 협상하고 합의해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바로 가장 순수한 형태의 시장 메커니즘을 통한 생산이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변화할 때마다 다양한 생산요소 소유자들이 매번 모여 단기 계약을 여러 번 체결하는 것은 상당히 번거로울 뿐 아니라 인간의 제한된 능력으로 인해 이러한 단기 계약에서조차도 당사자들 사이의 권리·의무 관계와 관련된 구체적 사항을 모두 예상하여 계약에 포함시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번거로움과 어려움이 시장 메커니즘을 이용할 경우 지불하게 되는 거래 비용인 것이다.

간단한 거래의 경우에는 이러한 거래 비용이 그리 크지 않고 거래 비용의 양태도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제3자인 입법부와 사법부가 법을 제정하고 이를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계약들의 부족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채워 줄 수 있다.

반면 다양한 생산요소 소유자들 사이의 복잡한 계약 관계를 필요로 하는 생산의 경우에는 상당한 거래 비용이 소요될 것이고 그 형태도 거래마다 다양할 것이므로 제3자가 객관적으로 이러한 계약 관계를 평가하여 거래 비용으로 인한 계약의 불완전성을 메워 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형태의 거래 비용은 계약 조건에 관한 포괄적인 사항을 일방적으로 확정할 거래비용의 구조 수 있는 권위를 계약의 일방 당사자에게 부여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이러한 권위에 기초한 사후적 의사 결정을 통해 자율적으로 극복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계약 체결에서의 관건은 권위에 기초한 사후적 의사 결정의 효율화와 남용 방지를 동시에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와 절차를 사전적으로 어떻게 마련해 놓는가 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기업 또는 기업 지배구조의 본질인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라는 계약 구조에서의 법의 역할은 간단하고 객관적인 형태의 시장 계약구조에서처럼 '직접적'으로 개입하며 계약의 불완전성을 보충해 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개별 기업들이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것이 기업 지배구조를 인식하는 법경제학적 방식이고,이러한 법경제학적 함의를 고려해 볼 때 기업 지배구조에서 필요로 하는 권위를 법적 권위로 '직접' 대체하려는 것은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가장 잘 나타내 주고 있는 것이 바로 회사법 상의 '경영 판단의 원칙(business judgment rule)'이다.

회사의 경영진도 궁극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돈을 끌어다가 대신 사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보면 변호사나 의사와 마찬가지로 민법 상의 위임 계약에 기초한 책임을 부담하지만 변호사나 의사와는 달리 경영자의 책임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법원은 경영 판단의 원칙이라는 법리하에 법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자제한다.

법적인 개입이 자칫 기업 내부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권위를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경영자에게 책임을 묻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에서 경영자의 책임과 긴장 관계에 놓여 있는 권위의 존재 및 보호가 단순히 정책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본질에 관한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며 권위와 책임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권위의 이러한 기능적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코즈는 시장이라는 무의식의 바다로 둘러싸인 '의식의 섬(islands of conscious power)'이라는 표현을 통해 기업의 본질을 간파하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기업 관련법 개정 작업에서는 망망대해 위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섬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인식하며 의식의 섬인 기업을 무의식의 바다 속으로 침몰시키고 마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협동조합과 기업이론]혼합형태조직으로서 협동조합의 이해

[협동조합의 기업이론] 세미나에서 살펴본 논문 한 편을 더 소개합니다. “시장과 기업의 요소를 모두 가진, 혼합형태조직으로서 협동조합의 이해”. 거래비용이론의 관점에서 협 동조합기업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함께 보시지요. 발제와 정리는 이수연 조합원이 수고해주셨습니다. 오늘도, 함께 공부하고 함께 나누는 칼폴라니!

시장과 기업의 요소를 모두 가진, 혼합형태조직으로서 협동조합의 이해

Both Market and Hierarchy : Understanding the Hybrid Nature of Cooperatives

Fabio Chaddad(2009), 정리 이수연

1. 도입Introduction

○ 기업이론의 발전은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의 확장으로 이어짐

– 신고전학파 경제학과 제도경제학의 조직이론, 정보경제학, 게임이론, 대리인이론, 재산권 이론, 거래비용 이론

○ 협동조합의 조직 특성에 관한 논의 분분

– 농장의 확장, 농부들의 수직적 통합체

– 생산자 연합으로 이루어진 수직적 통합체(vertical integration)

– 구성원들이 독립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조직, 일반적인 회사

– 시장과 기업(hierarchies)의 중간 혹은 혼합 형태

– 경제조직의 형태는 시장(market), 기업(hierarchy), 혼합(hybrid)의 3가지

– 조직의 목적은 거래비용의 최소화(Coase, 1937)

– 비용 최소화를 이루지 못하는 조직은 시장에서 퇴출(Alchian 1950, Fama와 Jensen 1983)

– 경제조직의 첫 번째 조건은 효과적인 적응(effective adapatation)과 낭비의 최소화(elimination of waste)(Williamson 1991)

– 속성의 집합/체계(syndrome or system of attributes)로서 일반적 조직 형태 분석(Williamson 1991, Holmstrom과 Milgrom 1994)

– 조정, 통제, 인센티브의 기제(coordinating, control and incentive mechanism), 즉 거버넌스 구조(governanace structure)로 경제조직 분류

– 시장에서 기업으로 이어지는 연속선상에서 조정과 통제의 기제가 결합되는 방식에 따라 여러가지 조직 탄생

– 협동조합은 “진짜 혼합형태(true hybirds)”

‧ 시장 요소 : 소유의 분리, 강한 인센티브

‧ 기업 요소 : 관리 통제, 권위, 중앙 구조와 공유 직원

  1. 거버넌스 구조의 개념 Conceptualizing Alternative Governance Structures

○ 조직/기업에 관한 논의는 Coase의 거래비용 이론으로부터 시작

– 기업의 존재 이유, 기업의 크기, 범위, 내부조직에 대해 설명

– 거래비용을 조정하는 제도로 시장과 기업 제기

– 수직적 조정(vertical coordination), 즉 기업은 불완전 계약으로 인한 잠재적 갈등을 약화시키고, 특수 관계 투자를 보호하는 좋은 수단

– 거래비용 이론으로부터 다양한 기업이론 등장 : 대리인이론, 재산권이론 등

○ 조직 경제학자들은 시장과 기업을 구분하는 ‘단 하나’의 속성(just one of the attributes)에 집중

– Coase 1937, Simon 1951 : 소유권자와 고용자 사이의 권위(authority relationship)

– Williamson 1985, Hart와 Moore 1990 : 병렬적 또는 수직적 형태의 소유권

– 주인대리인이론 : 감시와 보상

○ 최근의 이론들은 거버넌스 구조의 다면적 특징(multimensional nature)에 주목

‧ 거래비용 이론이 극단에만 집중해 옴, 혼합 형태 간과

‧ 시장, 기업, 혼합 형태는 속성의 집합(a syndrome of attributes)에 의해 규정

‧ 핵심적 차이점은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는가, 인센티브와 행정적 통제 기구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이다.

– Holmstrom와 Milgrom 1994 :

‧ 시장과 기업은 인센티브를 관리하는 시스템

‧ 인센티브의 목표는 주인대리인 사이의 대리인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

‧ 인센티브 관리 시스템의 핵심요소로 권위, 자산 소유권, 인센티브, 일자리 디자인 등 포괄

‧ 고용과 계약은 다면적 관계, 속성의 집합(set of attributes)로 결정

1) 거버넌스 구조의 속성 Attributes of Governance Structures

○ 거버넌스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조직 형태를 결정하는 변수는 무엇인가?

– Grandori와 Soda 1995

‧ 기업 내 조직간 계약(inter-firm organizational arrangements), 기업 내에서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조정과 통제의 기제 연구

① 대화, 결정, 협상 메커니즘(communication, decision and negotiation mechanisms)

② 사회적 조정 및 통제(social coordination and control)

③ 통합과 연결고리의 역할과 단위(integration and linking-pin roles and units)

④ 공유 직원(common staff)

⑤ 계급과 권위 관계(hierarchy and authority relations)

⑥ 계획과 통제 시스템(planning and control systems)

⑦ 인센티브 시스템(incentive systems)

⑧ 파트너 선택 시스템(partner selection systems)

⑨ 정보 시스템(information systems)

⑩ 공공 지원 및 인프라(public 거래비용의 구조 support and infrastructure)

‧ 혼합 형태 연구, 혼합 형태에서는 계약의 역할이 중요

① 파트너 선택(selecting partners)

② 관계 지속 기간의 결정(determining the duration of the relationship)

③ 요구의 질과 양을 특정(specifying quantity and quality requirements)

④ 사후 적응이 필요할 때 거래비용의 구조 재협상을 하기 위한 절차 제시(laying out procedures for regulating renegotiations when ex post adaptation is required)

⑤ 결합 행동으로부터 기대되는 이익을 분배하는 규칙 규정(specifying rules for distributing the expected gains from joint actions)

‧ 계약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혼합 형태 만의 특수한 작동 방식 필요

‧ 혼합 형태 조직에서의 핵심 요소는 private governments(authorities), 파트너의 자율성을 인정하면서도 조정을 위한 결정에 따르도록 하는 것, 신뢰에서 공식적인 정부까지 다양함

⇒ 조직 분석의 기준으로서 표1. 도출

3) 인센티브(incentive intensity)

4) 관리 통제(administrative controls) – 계획(planning), 거래비용의 구조 정보(information), 통합(integration), 감시(monitoring)

5) 공유 직원(common staff)

6) 파트너 선택(parner selection)

7) 적응A(adaptation A) : autonomous adaptation 자율적 적응

8) 적응C(adaptation C) : coordinated adaptation 조정을 통한 적응

9) 계약법(contract law)

10) 형식화의 정도(degree of formalization)

11) 중앙집중화의 정도(degree of centralization)

  1. 시장,기업,혼합 형태 조직의 구조The Organizational Architecture of Markets, Hierarchies, and Hybrids

1) 시장 Market

① ownership 농부는 농장 자산 소유, 가공업자는 가공 자산 소유, 소유의 분리

③ incentive intensity 시장의 가격체계는 변화에 적응하도록 하는 매우 강력한 인센티브

④ administrative controls 없음

⑤ common staff 없음

⑥ partner selection 시장에 수많은 파트너 존재, 파트너 선택 메커니즘 필요 없음

⑦ adaptaion A 분권화되고 자율적인 방식으로 조정, 보이지 않는 손

⑨ Contract law 계약법의 고전적 형태에 의거, 공식적, 비탄력적, 제3자에 의한 강제, 파트너 선택이 자유로운 것과 연결

2) 기업 Hierarchy

① ownership 한쪽(농부 또는 가공업자)이 소유권 가짐

② authority 소유권자가 완벽하게 가짐

③ incentive intensity 인센티브 약하게 작동

④ administrative controls 보이는 손, 기업이 커질수록 필요

⑤ common stff 기업이 커질수록 필요

⑥ partner selection 파트너 선택 메커니즘 필요, 상호 의존성 존재하기 때문에

⑧ adaption C 관리 통제나 파트너 선택 등을 포함하여 조정을 통한 적응

⑨ contract law 암묵적 내부 규율, 자체 법정

3) 혼합 형태와 중간 형태 Hybrids and Intermediate Forms

○ 4가지 특징에서 중간적 성격 보여줌(Williamson 1991)

– semi strong incentive, – intermediate degree of administrative apparatus

– semi strong adaptation of both kinds

– semi legalistic contract law regime

○ 혼합 형태 분류(Menard 2004)

– network, supply chains, franchise agreements, partnerships, cooperatives

– 공통점 : pooling(자원 공유), contracting(계약), competing(경쟁)

– 혼합 형태에서 계약/결합의 방식을 4가지로 구분 : trust, relational network, leadership, formal government

– Bonus 1986, Schaffer 1987도 협동조합을 혼합 형태 조직으로 보았음

○ Makadok과 Coff 2009

– 혼합 조직의 거버넌스의 3가지 측면 : authority, ownership, incentives

– 혼합 조직이 주인대리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체계화된 이론 제시

– 협동조합 중심으로 혼합 형태 조직 분석

– 혼합 형태 조직은 시장의 속성과 기업의 속성이 섞인 독특한 거버넌스

  • 협동조합은 조정과 통제의 메커니즘이 다양하게 섞인 진짜 혼합 형태 조직
  • 협동조합은 시장과 기업과는 다른 자신만의 거버넌스 구조를 갖고 있음
  1. 진짜 혼합 형태 조직으로서의 협동조합 Cooperatives as True Hybrids

1) 판매 연합 Bargaining Association

① ownership 소유권 분리, 독립된 자산 소유자들의 연합회, 분리된 법적 주체

③ incentive intensity 인센티브 강하게 작동, 시장가격 선택 가능

④ administrative controls 공동판매를 위해 판매량과 질에 대한 정보 공유

⑤ common stff 농부 중 한명이 대표나 매니저를 맡을 수 있음

⑥ partner selection (자유로운 가입 탈퇴)

⑦ adaption A 시장가격 선택 가능, 서로 경쟁

⑧ adaption C 공동판매, 정보공유

⑨ contract law (공식적 계약)

⇒ 시장 요소 : 분리된 소유권, 권위적 관계없음, 강한 인센티브, adaptation A

기업 요소 : 정보 공유 메커니즘, adaptation C, 수평적 동의, 공유 직원

2) 가공(판매) 협동조합 Processing (or Marketing) Cooperative

① ownership 농부들이 농장은 각자 소유, 가공 공장은 공동 소유 – 자산기반연합

② authority 농부들은 가공 자산에 대해 권한을 가짐

③ incentive intensity 농부들이 농장을 따로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강한 인센티브 작동

④ administrative controls 존재

⑤ common stff 경영자 고용, 공유 직원 존재

⑥ partner selection (자유로운 가입 탈퇴)

⑦ adaption A 농장 간 발생, 독립된 농부들의 가격 경쟁

⑧ adaption C 가공 과정에 대한 조정, 농부와 가공 단계와의 연결 과정에 대한 조정

⑨ contract law 중간 수준

⇒ 시장 요소 : 높은 인센티브, 파트너 선택 메커니즘 없음, adaptation A

기업 요소 : 공식 권위, 관리 통제, 공동 직원

중간 수준 요소 : 소유권, 계약법, adaptation C

3) 신세대 협동조합 New Generation Cooperative

– 1980년대 등장, 잘 조직된 조합원과 후원회원(투자자)으로 구성, 출하권(조합원의 권리)을 교환할 수 있음

– 특징 : 조합원과 후원회원에게 제한된 소유권, 조합비 존재, 후원회원의 경우 출하권리에 대한 선불투자 요구, 단일하고 합법적으로 구성된 판매 연합이 공급 통제됨

거래비용의 구조

● 제목 : TV산업의 수직적 결합에 대한 경제적 평가
● 보고서번호 : 1997-15
● 발행년도 : 1997.12
● 저자 : 권호영

본 연구에서는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하고, 동시에 지역방송사도 소유함으로 인한 효과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방법론으로는 경제학에서 수직결합에 대한 두 가지 접근 방법 즉, 효율성 측면에서는 거래비용설과 시장구조적인 측면에서의 독점력 접근을 적용하였다. 여기에 덧붙여 방송산업의 발전방향이란 측면에서 수직적 결합이 뉴미디어 시대에 적합한가를 검토하였다. 아래에서는 세 가지 측면의 접근법과 이를 방송산업에 적용한 결과를 요약한다.

우선 거래비용 이론은 시장을 통한 거래가 비용이 많이 드는 재화나 용역은 수직통합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이론은 거래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 모든 거래를 시장거래가 아닌 내부거래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거래를 내부거래로 전환하는 것을 억제하는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억제하는 요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대규모 기업이 가지는 X-비효율성과 관리비용의 증대이다. 따라서 수직통합이나 분리 중에 어느 것이 효율적인가는 시장을 통한 거래비용과 내부거래시의 X-비효율성과 관리비용을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거래비용이론의 측면에서, 방송사의 수직결합은 비효율적이다. 왜냐하면 수직결합으로 인한 거래비용의 감소가 별로 없는 데 반해서, 조직의 거대화로 인한 X-비효율성과 관리비용의 증가가 크기 때문이다. 아래에서는 프로그램의 제작측면에서 거래비용과 지역방송사의 소유로 인한 거래비용을 각각 분석한 다음에 X-비효율성과 관리비용을 논의하자.

본격적인 논의 이전에 부가적으로 언급하고 지나가야 할 사실은 수직결합과 방송업에서의 규모의 경제와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가령 프로그램의 제작에서 규모의 경제가 있다면 네트워크와 분리된 대규모 제작사의 존재로 규모의 경제로 인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드시 네트워크가 제작사를 수직적으로 결합해야만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네트워크와 분리된 대규모 프로그램 제작사도 규모의 경제를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제작에 있어서 규모의 경제가 작용한다는 증거가 없다.

방송사의 일부 실무자들은 프로그램의 제작에 규모의 경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다음의 사례는 프로그램의 제작에서 규모의 경제가 아닌 규모의 비경제가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두 개의 케이블 프로그램 공급자의 프로그램 제작비를 보자. 이 두 회사는 케이블 TV에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에도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한 회사는 제작설비를 모두 갖추고 인력도 많이 확보하고 있고, 다른 회사는 전자에 비해서 제작설비와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다. 동일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한편 제작하는데 직접제작비는 4천만으로 같게 소요되지만, 간접제작비는 전자가 5,600만원을 후자가 2,500만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바로 규모가 큰 제작사가 프로그램의 제작에 더 많은 비용을 들고 있다는 것으로, 바로 규모의 비경제의 사례이다. 그러면 논의를 거래비용 접근으로 되돌린다.

시장에서의 거래비용은 자산의 전속성이 클수록, 거래의 빈도가 많을수록 내부거래 비용에 비해서 커진다.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으로 인한 내부거래비용이 시장거래비용보다 절약되는 것이 많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에 투입되는 자산은 전속성이 작다. 실물자산, 인적자산 및 입지의 전속성이 모두 작다. 둘째로 프로그램을 시장에서 거래할 경우에 계약으로 인해서 거래비용이 소요된다. 자체제작에 소요되는 결제라인과 외주시의 결제라인이 비슷하다는 측면에서 계약으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방송사는 프로그램의 계약시 우월적인 지위로 인하여 계약 이행의 강제성과 불이행시의 제재를 확실하게 담보하고 있다.

그리고 방송사가 지역방송국을 소유한 것과 계약을 통한 네트워크의 확보간에 거래비용의 차이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SBS의 경우 가맹사 계약이 2년마다 이루어지므로 계약의 빈도가 작다. 그리고 네트워크가 지역 방송국을 통한 프로그램의 송출에 소요되는 자산의 전속성이 작다.

우리나라 방송사의 경우 수직결합으로 인한 X-비효율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강명헌(1990)의 실증 분석에 의하면 한국의 제조업에서는 17.2%의 X-비효율성이 존재한다. 방송사의 경우는KBS와 MBC의 경우는 공기업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와 함께 효율성보다는 공익적 기능을 우선하는 사회적 요구 등으로 인해서, X-비효율성이 제조업의 경우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방송사는 대규모의 조직으로 인해서 관리비용이 크다고 보여진다. 예를 들면, 한 프로그램의 기획 및 제작비 결제 과정에서 많게는 20여 개의 도장을 받고 20여일씩 소요된다고 한다.

독점력 접근에 의하면 수직통합은 독점력을 행사하는 범위를 확장하거나, 가격차별을 용이하게 하거나 진입장벽을 구축하여 독점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그리고 비통합기업을 약화시키거나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 수직통합으로 인해서 가격효과와 후생효과는 반드시 일의적이지 않다. 즉, 시장구조, 생산기술 및 수요함수에 대한 가정에 따라서 수직통합으로 상품의 가격과 사회후생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다. 아래에서는 방송사의 수직통합으로 인해서 시장진입을 배제하는 측면을 먼저 분석한 다음에 네트워크의 프로그램 제작과 네트워크의 지역 방송국 소유를 구분하여 더욱 자세히 살펴보자.

방송사의 수직통합은 시장접근의 배제, 공급의 거부 또는 상대가격 조작 등을 통해서 독립제작사와 독립 지역방송국을 시장에서 축출하거나 미래에 진입을 생각하고 있는 기업도 배제하게 된다. 새로이 시장에 진입하려는 자는 네트워크에만 진입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제작과 지역 방송국의 소유 등에 동시에 진입하여야만 이 시장에서 생존이 가능하다. 더구나 한국의 방송사는 지상파라는 희소한 자원을 과점적으로 사용하는 수평적인 시장지배력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직적 통합을 통해서 프로그램의 제작부문 및 지역 방송시장까지 그 힘이 확장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방송사는 머리 아픈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다.

(3) 네트워크의 프로그램 제작

네트워크가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함으로써 인한 효과는 시장 배제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지게 된다. 첫째, 암묵적인 구매 카르텔이 더욱 강화되어서 프로그램의 구입비용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더욱이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외부에서 구입할 때 용역계약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방송사는 수요독점력을 확실히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외주 제작비의 수준도 독립제작사의 생존과 발전에 필요한 수준보다 적게 주고 있다. 방송사는 '95년도의 경우 직접제작비의 166%∼242%를 간접비로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외주의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직접제작비의 50%정도의 간접비만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수요독점력을 이용해 불공정한 거래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작품의 수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저작권을 모두 가져가며, 계약을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있고, 독립제작사의 아이디어를 보호해 주지 않으며, 제작비의 지급을 지연하고, 협찬사의 확보를 강요하는 것 등이다. 둘째, 프로그램의 제작에 필요한 건물, 설비, 장비 등을 매몰시켰고, 이미 확보하고 있는 인력을 감축하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 공급자와 비슷한 조건하에서는 자사의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셋째, 네트워크 경영자는 좋은 프로그램의 자체 제작을 통해서 갈채, 명성과 지도자 상 및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 한국의 방송사가 수익성이 거의 없는 드라마를 주시청 시간대의 50%이상을 편성하는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으로 볼 수 있다. 넷째, 사상시장의 활력을 제한한다. 3개의 네트워크가 자체 제작을 함으로써 공중이 다양한 원천으로부터 다양한 견해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다. 공적인 책임을 부여받은 방송사라는 조직이 사상을 조작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 이러한 힘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가지고 있다.

(4) 네트워크의 지역 방송사 소유

네트워크가 지역 방송사를 소유함으로 인한 효과는 위에서 언급한 시장 배제 이외에도 의무적인 방영승인으로 인한 문제가 있다. 서울의 네트워크가 지역 방송국을 소유·운영함으로써 지역 방송국의 허가시 부여받은 공적 책임을 수행할 기회가 박탈된다. 지역 방송국은 공익적인 견지에서 프로그램을 방영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의 질이나 내용을 고려하지 않고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반드시 방송하여야 한다. 프로그램이 지역의 공공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에는 방영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지역 방송국의 중앙으로부터 소유권을 분할할 경우 문제가 있는가를 검토해 보자. 첫째, 거래비용의 구조 분할로 인해서 네트워크의 재정적 손실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방송면허는 규제기관이 방송국의 소유주에게 재산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하여야 한다. 분할을 하더라도 면허를 받은 자는 여전히 일정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텔레비전만큼 수익성이 좋고 안전한 사업영역도 별로 없기 때문에 지원자는 여전히 많을 것이다. 둘째, 분할이 혼란을 야기하여 방송국의 경영성과가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방송국이 경영진을 바꾸더라도 경영의 연속성이 대개 유지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별 문제가 아니다. 권력의 탈집중화는 권력의 남용에 대한 최선의 방어이다. 이상은 수직결합에 대한 시장지배력의 측면에서 방송사를 분석한 결과이다.

뉴미디어 시대의 적합성 측면에서 수직결합을 보자. 뉴미디어 시대에는 신문, 지상파 방송사, 케이블 사업자 등 매체별로 구분되던 현재의 수직적 사업자 구도가 컨텐트 생산자, 팩키지 사업자, 서비스 사업자, 분배 사업자의 수평적인 구도로 변할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뉴미디어 시대에는 현재의 수직적 결합 구조가 자연스럽게 변화할 것이고, 이러한 변화를 거부하는 자는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많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지상파 방송사의 수익성이 점차 감소한다. 이러한 현상을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뉴미디어의 도입이 본격화된 국가의 지상파 방송사가 경험하고 있다. 이들 방송사는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프로그램의 외주 비율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리고 방송산업의 성장하는 산업이란 측면에서 수직적 분해가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라이프 사이클 가설에 의하면, 어떤 산업이 성장기에는 업무의 분화와 전문화가 이루어져서 수직적 분해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상에서는 방송사의 수직적 결합을 효율성의 측면, 산업구조적인 측면 및 뉴미디어 시대의 적합성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어느 측면을 보더라도 방송사의 수직적 분해 즉, 프로그램 제작부문의 분리, 지역 방송사의 분리가 바람직함을 보여 주었다. 첫째, 경쟁력의 강화가 방송정책의 한 축이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방송사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도 수직적 분리가 바람직하다. 둘째, 사상시장을 활성화시켜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방송사의 수요독점력으로 인해서 궁핍한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독립제작사가 안정적인 기반을 갖추기 위해서, 그리고 지역 방송사가 부여받은 공적인 책임의 완수를 위해서도 수직적 분리가 바람직하다. 셋째, 뉴미디어 시대의 횡적인 산업구조에 적응하기 위해서, 성장하는 산업에서 발생하는 전문화를 위해서도, 지상파 방송사의 수입의 감소에 대비해서도 수직적 분리는 바람직하다.

이미 선진방송정책자문위원회(1994, 184쪽)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방송사의 수직적 분리가 필요함을 거래비용의 구조 주장하였지만, 이러한 주장은 힘을 얻지 못하고 있고, 실천 방법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방송사를 쾌도난마식으로 분리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직원에게 편안한 생활을 보장해주는 구조는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동시에 외부의 환경이 이러한 생활을 지속적으로 보장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수직적 분리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기존의 지상파 방송사에게 구조를 분리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안과 수직적으로 분리된 구조를 갖춘 방송사를 새로이 만들어 기존의 지상파 방송사와 경쟁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지상파 방송사가 효율적인 경영에 더욱 노력하게 만들어야 한다. 최근의 경기 악화로 광고 수입이 감소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도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방송광고 수입이 예전과 같은 속도로 증가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정책당국은 지상파 방송사의 수입 감소분을 보전해 주기보다는, 지상파 방송사가 비용을 절감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둘째, 이미 시행하고 있는 의무방영제도를 강화하여야 한다. 현행 방송법 시행령에는 의무외주비율을 20%까지 고시할 수 있고, 공보처는 외부외주비율을 점차 증가시켜 '97년 가을에는 20%로 고시하였다. 방송법 시행령을 고쳐서 20%의 상한선을 더욱 올려야 한다. 동시에 순수 독립제작사의 외주비율도 현재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시켜야 할 것이다.

셋째, 방송사업에도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여야 한다. 규제 기관은 협찬과 같은 사소한 거래가 아니라 방송산업에서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서 본격적인 개입을 하여야 할 것이다. 시상시장의 왜곡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하고, 현재의 방송산업의 구조와 행을 해야할 것이다.

나. 새로운 형태의 방송사 도입

첫째, 편성권만 갖는 지상파 방송사를 허가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규제기관은 새로이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을 할 수 있는 주파수상의 여유를 이미 가지고 있다. 그러나 케이블 TV의 도입과 곧 시작할 위성방송을 고려할 때 지상파 채널의 증가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여기서의 주장은 기존 지상파 방송이 보다 효율적인 구조를 유도하기 위해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기 위해서, 사상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편성권만 가진 지상파 방송사를 도입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영국은 1982년에 채널 4를 허가할 때 방송법에 이 채널에 대해서 독특한 성격을 부여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둘째, 위성방송을 허가할 경우에도 방송사는 편성권만을 갖게 하고, 프로그램은 거의 전부 외부에서 구매할 것을 조건으로 허가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지상파의 디지틀화로 인해서 새로이 추가되는 채널에 대해서도 이러한 제한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

이상에서는 지상파 방송사의 수직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방안 또는 이러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였다. 여기에서 강조해야 할 것은 이러한 수직적 분리와 거래비용의 구조 아울러 프로그램 제작자간에 실질적인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시장구조를 짜야 한다는 점이다. 수직적 분리를 해도 프로그램 제작산업이 경쟁적이 되지 않는다면, 분리로 인한 효율성을 증대는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래비용의 구조

POSRI경영연구 제3권 제2호 (2003.7)

B2B e-Marketplace에서의 시장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 거래비용이론(Transaction Cost Theory)적 접근

  • 글쓴이 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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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보편화와 함께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기업간 전자상거래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는 근거는 여러 기업이 하나의 시장에 모임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전자상거래 시장은 이러한 인터넷 거래의 표준을 만들고 운영하는 별도의 독립적인 주체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독립계 B2B marketplace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협상력이 있는 소수 기업의 연합에 의한 hybrid market의 출현에서 그 원인을 찾고자 한다. 사실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의 측면만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hybrid market이 성립될 수 있는 여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hybrid market의 출현은 기업이 고객관계 관리, 수직통합(vertical intergration)을 통한 공급사슬(supply chain) 관리 등에 인터넷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거래비용의 구조

"산업혁명은 18세기 후반에 영국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 역사에서 꾸준히 있어왔던 노력의 집적이며,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 더글러스 노스(Douglas C. North), "경제사에서 제도와 변화(Structure and Change in Economic History)"

지난 1993년, 경제사 연구에 계량경제학 방법을 도입한 공로로 거래비용의 구조 로버트 포겔(Robert W. Fogel) 시카고대 교수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더글러스 노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는 저서 ‘경제사에서 제도와 변화’를 통해 인류 역사가 발전한 과정을 거래비용 관점에서 서술했다.

그에 의하면 인류 역사 발전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거래비용을 줄이면서 최소의 사회적 비용으로 최대의 사회적 효용을 창출하기 위한 인간 노력의 과정이다. 즉 인간(과 그 역사)의 발전은 정치, 경제 등 인간 활동의 각 분야에서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예컨대 영국 명예혁명, 프랑스 대혁명, 미국 독립혁명은 정치에 있어 불필요한 갈등에 수반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다. 미국 남북전쟁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사회 전체적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다. 선거를 근간으로 한 대의민주제도의 확립 역시 안정적으로 갈등을 해결함으로써 그에 수반되는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사회적 신뢰를 형성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계약을 체결하는데 있어 수반되는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적은 비용을 투입해 더 높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커짐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높은 성과를 거두는 것에 실패하더라도 그 파급효과를 최소화해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음을 뜻한다. 거래비용이 절감돼 그만큼 새로운 사회적 계약을 효율적으로 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길게 계약의 체결과 그에 수반되는 거래비용을 언급한 것은 최근 한국사회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 때문이다.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놓고 벌어진 서울대학교병원 진상조사위원회와 주치의 간 의견충돌이나 김재수 농림부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둘러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을 둘러싼 논란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한국 사회는 이 인류 발전 과정을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집권당으로서 사회적 갈등 해결에 앞장서고 정국의 난맥상을 해결해야 할 책무가 있는 여당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몽니를 부리며 사회적 갈등의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정치와 행정은 원래 규정된 부문을 넘어 산업 및 금융에 지나칠 정도로 간섭함으로써 거래비용과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에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하는 대통령은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거래비용과 불확실성의 증가는 정치나 경제 영역을 넘어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운영되는데 수반되는 거래비용의 증가를 가져오고, 이는 다시 한국의 경쟁력 혹은 역량 저하를 초래한다.

거래비용은 경제활동에 있어서 반드시 수반되는 것이지만 그만큼 성가신 것이기도 하다. 인간이 무인도에 살고 있는 로빈슨 크루소가 아닌 이상 어떠한 형태의 경제활동을 하건 거래비용은 반드시 수반된다. 예컨대 일정 수준의 품질이 보장되고 가격을 흥정할 필요가 낮은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 가는 것은, 재래시장에 장을 보러 가서 상품을 질(quality)을 확인하고 가격을 흥정하는 거래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대표적 거래비용과 그 절감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거래비용 문제는 정치도 마찬가지인데, 시민 개개인이 정치 사안을 확인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에 수반되는 거래비용(시민 생계비용, 시민을 광장에 모으는 비용 등)을 절감하기 위한 하나의 사회적 합의가 대의민주제다. 시민들은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대표자 즉, 갈등을 대리해줄 사람을 선출한다. 이에 수반되는 거래비용은 물론 선거와 관련된 유무형의 제반 비용이다. 이러한 "갈등의 대리자"를 통해 제한된 장소, 곧 의회에서 시민들의 갈등을 표출하고, 토론하고, 해결함으로써 그 갈등이 광장으로 나왔을 때보다 훨씬 적은 거래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물론, 이 경우에도 역시 문제의 소지는 있다. 대리인(agent)을 선출하면 반드시 수반되는 "본인-대리인 문제(principal-agent problem)"가 그것이다. 현실은 정보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대리인의 "숨겨진 정보(hidden information)"에서 야기되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나 기회주의적 행동에서 야기되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완전히 예측할 수도, 막을 수도 없다. 그리고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면 대의민주제의 거래비용은 엄청나게 증가한다. 갈등을 해결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제도(institution)" 자체가 실패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도의 실패를 바로잡고자 하는, 혹은 그에 대한 시민들이 항의하는 가장 전형적인 형태가 바로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시위 혹은 데모다. 시민들이 시위를 하는 경우에도 이 선택에 따르는 거래비용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평화적 시위로 의사를 표현하고 그것이 대리인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상당히 드문) 경우, 혹은 경찰이 강경진압을 통한 경우가 그것이다. 전자와 후자 중 어느 것이 낮은 거래비용으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지는 명약관화하다. 정치라는 제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신뢰임을 상기해보면 간단하게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신뢰를 형성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경찰력과 의료인력 혹은 정치 부문이 앞장서서 이러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데 있다.

일련의 현상에서 알 수 있듯 현재 한국 사회의 퇴보는, 정치 이론뿐만 아니라 경제 이론으로 봐도 명확하다. 더 큰 문제는 해결방법은 명확한데 반해, 현 집권층은 해결 의지가 없다는데 있다. 해결방법이 뻔히 보이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세력은 끊임없이 야당과 사회적 약자에게 그 원인을 돌리며 사회적 갈등을 해결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 이처럼 이미 한국은 심각한 제도의 실패를 겪고 있고 그 결정적인 원인은 선거에서의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문제와 그에 수반되는 거래비용이다. 일부 정치인들과 그들에 부화뇌동하는 세력으로 인해 사회적 신뢰가 붕괴된 한국 사회에서 언제까지 시민들이 이 갈등에 수반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가. 이래서는 정권 교체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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